"동료에게 인정받은 영업자는 고객에게도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내부 영업에 성공하려면 사소한 표정부터 몸짓까지 신경 써야 한다."
입사 직후의 일이다. 입사 기념으로 전 직장 동료들과 만났다. 술고래들이어서 분위기를 맞추느라 나도 꽤 마셨는데, 기억으로는 1차에서 인당 소주 두 병, 2차에서 맥주를 엄청 마셨다. 사실 다음 날엔 전 직원 산행이 있었는데 거나하게 취해버린 나는 내일 카풀하기로 한 차장님께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저 내일 아침에 늦지 않게 좀 깨워주세요."
입사 일주일째였고 새벽 두 시였다. 지금 생각하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차장님은 불같이 화를 내셨다. 통화하면서 술이 다 깼다. 다음 날 욕실에서 깨어났을 땐 지각을 직감했다. 차장님은 본부장에게 나를 내쫓으라고 했다. 입사 일주일 만에 쫓겨날 뻔했다.
알다시피 영업부는 위계질서가 엄격한 편이다. 맞춰 지내든지 떠나든지 선택해야 한다. 나 역시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이 좋지만 피하지 못한다면 부딪쳐 이겨내기로 했다. 다른 곳이라고 크게 다를까 싶었고 여기서도 못 버티면 어딜 가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다.
결정권자들이 견장을 벗어던지고 허심탄회하게 부하 직원들과 소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회사는 군대 다음으로 위계질서가 강한 집단이다. 물론 위계질서를 꼭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위계질서만을 강조하는 회사에 굳이 오래 있을 필요도 없다. 그런 회사에는 아랫사람이 역량을 펼치는 것을 막으려는 유리천장이 있기 마련이라 실상 눈칫밥만 먹고 지내야 한다. 동료들끼리도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된다.
평소에는 평화로운 회사도 어려운 시기가 닥치면 정리해고 폭풍이 시작된다. 적자생존이다. 회사와 자연의 법칙은 닮았다. 하지만 유능한 영업자들은 어떤 상황에 놓이든 간에 회사가 자신을 사냥하지 못하도록 미리 대비한다. 유능한 직원은 해고하지 않기 때문에 상사도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지방의 한 커피 브랜드를 성공시킨 젊은 CEO는 매장을 6호점까지 확장하면서 전국 체인 브랜드 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벌어들인 돈에 눈이 멀어 필요도 없는 외제차를 구입하고 술값으로만 몇 백만 원씩 쓰면서 유흥을 즐겼다. 일을 소홀히 하고 직원 관리에도 손을 놓아버리자 결국 함께 브랜드를 키워온 핵심 구성원들마저 떠나버렸다.
그들이 떠나자 사업 진행에 즉시 적신호가 커졌다. 젊은 CEO는 브랜드를 자신의 능력으로 키워왔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직원이 곧 브랜드였던 것이다. 일이 잘 풀릴 때는 내부 직원과의 관계를 더욱 잘 다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다.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상사와 부하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센스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동료에게 인정받은 영업자는 고객에게도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내부 영업에 성공하려면 사소한 표정부터 몸짓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과학적으로도 메시지를 전하는 데는 언어보다 보디랭귀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의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자체는 고작 7퍼센트의 영향력이 있는 반면 보디랭귀지는 55퍼센트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고 한다. 사실 몸짓의 중요성은 누구나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대화할 때 팔짱을 끼면 거부의 제스처로,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무례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을 다들 아는 것처럼 말이다. 동료와의 관계 형성에 좋은 몇 가지 제스처 노하우를 알려주겠다.
대화하는 사람 쪽으로 무릎과 발끝을 향하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무릎이나 발끝을 말하는 사람 쪽으로 향하면 상대의 이야기에 지붕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캐럴 킨제이 고먼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얼굴 표정이나 상체의 움직임에는 민감하면서 하체는 비교적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화 도중 몸은 상대방 쪽을 향하고 있지만 발끝이 다른 쪽을 향한다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은 이미 대화가 끝났고 다른 생각을 한다고 표현하는 것과 같다.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발끝을 보라. 발끝의 방향도 상체만큼이나 고스란히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지 마라
동료 중에 팔짱을 자주 끼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미팅 중에도 의자에 푹 눌러앉아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는 사람인데, 그는 회사 내 유명한 불통의 아이콘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행동에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열린 마음과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서는 먼저 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팔짱을 끼는 행위는 방어적인 자세로 거리감, 불안감, 완고함의 무의식적 표현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혼자 있을 때 집중하기 위해 팔짱을 끼는 것과는 다르다.
가슴을 내밀거나 손발을 과도하게 뻗지 마라
자신을 실제보다 더 커 보이게 만드는 몸짓을 파워 포징이라고 한다. 취직 면접이나 대규모 대중을 상대로 연설할 때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식 석상이나 토론을 위한 자리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자칫 방해가 될 수 있다. 자신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몸짓이 습관화된 리더들은 의도치 않게 동료의 토론 참여를 방해한다. 팀원들의 생각을 듣거나 토론 참여율을 높이고 싶다면 과도한 파워 포징은 금물이다.
지나치게 관심이 있는 듯 행동하지 마라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하면 상대는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대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눈이 마주치면 듣는 이의 마음이 불안해져 설득하기 어렵다. 본능적으로 상대가 자신을 압도하려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전체 대화 시간의 약 60퍼센트 정도만 눈을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며,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기보다는 종종 눈 바로 밑이나 콧등을 봐주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게 시선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고개를 끄덕여라
남성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당당하지 못한 몸짓이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여성들의 경우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임은 동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아주 효과적인 제스처다. 인공지능마저 고개 끄덕임과 머리 기울이기가 사람의 의사소통에 필수적인 기능이라 인식했다고 한다. 특히 소극적인 직원에게 의견을 개진하고 요구 사항을 물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잘하고 있다는 사인을 주는 게 매우 효과적이다.
눈치채지 못하게 행동을 따라 하라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조직 구성원의 '일치하는 몸짓'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브레인스토밍 하는 모습을 관찰한 결과 몸짓이 많이 일치하는 팀일수록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에게는 거울 뉴런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따라 하는데, 대화할 때나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집중할 때 자연스럽게 '변연계 동조' 현상이 나타난다. 상대가 턱을 괴거나, 손등을 포개고 있으면 눈치채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따라 해 보자. 사람은 모두 감성적인 동물이다. 사소한 몸짓과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훈훈한 마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동료를 대하면 그들도 자연히 그 마음을 느끼게 된다.
외부 고객은 실적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지만 내부 고객은 승진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태도를 바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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