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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색의 중요성과 나는 무슨 색을 좋아하는가?

by 미뜨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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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중요한 신호 체계다. 색채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우리가 착용하는 모든 것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어떤 감정을 유발한다. 머리핀 하나, 액세서리 하나, 모자 그리고 신발과 속옷, 손톱에 바르는 매니큐어에 이르는 모든 것이 그렇다. 컬러가 있는 뭔가를 착용할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발언하는 셈이다. 그리고 의식하든 못 하든 간에 당신의 옷 색은 다른 사람이 당신을 보는 시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화를 소개하자면, 몇 년 전 나는 컬러의 힘과 색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강연을 본 적이 있다.

그 강연에 객석에서 한 남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색채가 자신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자신은 색에 별다르게 반응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검은색 구두, 검은색 바지, 검은색 셔츠 차림이었고 강연 내내 팔짱을 낀 자세로 앉아 있었다. 내가 "왜 검은색만 입었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대답했다. 검은색 옷을 입었다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제가 분홍색 셔츠를 한 벌 드린다면 그 셔츠를 입으시겠냐"라고 강사가 물었다. 그랬더니 "절대 안 입어요." 그가 대답했다. "분홍색은 입을 생각이 없습니다." 컬러가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강사가 왜 분홍색 셔츠는 입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여자들의 색깔"은 입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우스꽝스러워 보일 거라나.

증명 완료. 색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신사는 자신이 색에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색채가 무언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면 패션도 유행도 없을 것이다.

또 특별한 날이나 행사에 특정한 색의 옷을 입지도 않을 것이다. 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우리에게는 굳이 색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색을 필요로 한다. 인간이라는 종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여러 가지 색의 옷을 선택해 입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원하는 색으로 외피를 바꿀 수 있다. 인간 외에 다른 어떤 생명체도 장롱에서 새 깃털을 왕창 꺼내거나 매장에 들어가서 자기 몸을 걸칠 새로운 피부를 구입하지 않는다.

인간은 껍데기를 통째로 바꿀 줄 아는 유일한 종이다. 우리는 색채를 요술봉처럼 휘두르면서 우리의 감정, 우리가 존재하는 장소, 우리가 하는 일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다른 어떤 생명체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을 도와주고 지지하며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드는 색채의 놀라운 힘을 언제나 의식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진열창 속의 화려한 색채에 마음을 빼앗겨 어느 가게에 들어갔다가 10분 후에 검은색, 회색, 또는 흰색 물건만을 사 가지고 나온 적이 있는가? 이는 당신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다. 우리는 색을 사랑하지만 때로는 색을 부담스럽게 느낀다. 어떤 색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색을 잘못 고를까 봐 걱정한다. 크고 작은 유행의 끝없는 물결 속에서 우리의 직관은 흐려진다. 나는 이런 현상을 '색채 소음'이라고 부른다. 세상에는 색채 소음이 많다.

패션쇼 무대에도, 잡지나, 상점 쇼윈도에도, 광고와 소셜 미디어에도 색채 소음이 존재한다. 일부 패션 브랜드들은 2주 간격으로 새로운 유행 색을 발표하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색을 선택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를 원하며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신뢰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검은색 옷만 입던 시절이 있었다. 본래 나는 재미있고 장난스러운 성격이다. 하지만 키가 작은 남성이고 군대 갔다 온 지 얼마 안 된 20대 때는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장난스러운 면을 억누르기도 하고 보조 성격 유형을 더 많이 드러냈다. 나의 보조 성격 유형은 목표의식이 강하고 외고집이며 결과 지향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이었다. 그래서 검은색 옷을 많이 입었다. 나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진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나중에는 기본 성격을 억누르고 보조 성격으로 진짜 내 모습을 가렸다. 동료들은 나를 "차가운 도시 남자"라고 불렀다.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나는 진짜 자아를 드러내기가 불편하기도 하고 두려웠기도 했다. 우울하고 불안정했으며 일과 생활이 둘 다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발걸음을 멈추고 문득 생각했다. '이런, 나 자신과 너무 멀어져서 이제 가장 좋아하는 색이 뭔지도 모르겠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무엇인가?" 간단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이 질문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의미가 숨어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색들, 싫어하는 색들을 알아보자. 그것은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들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 속에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사실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도있다.

컬러에 대한 사랑을 되찾기를 원하는 사람들, 또는 정말로 컬러가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해 주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을 통해 성격 알아보기' 테스트를 추천하고 싶다. 실제로 '자신의 색 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이 테스트를 해보고 나서 하나같이 자신을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표정도 밝아졌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색채는 감정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색 또는 싫어하는 색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깊이 감춰진 기억이라든가 강렬한 감정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당신이 어떤 색과 연관된 특정한 사람을 잊고 있었다면, 그 색을 보는 것만으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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