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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색채가 주는 심리적 영향(5)

by 미뜨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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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심리학

순수한 회색은 검정과 흰색의 혼합이다. 회색은 흰색도 아니고 검정도 아니며,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회색은 중립을 지킨다. 회색은 불확실하고 무미건조하다. 회색은 사실상 색채가 없기 때문에 시선을 끌지 않는다. 회색은 더 화려한 색들이 무대 중앙을 차지하도록 조용히 뒤로 물러나는 색이다.

 

회색의 긍정적 속성

누군가가 "나는 회색인 날이 정말 좋아"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는가? 심리학적 견지에서 순수한 회색은 긍정적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늘이 회색이고 우중충할 때 대다수는 기분이 울적해지고 꼼짝하기 싫어진다.

그렇다고 항상 사람들이 회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성격을 가려주는 회색의 도움을 받으면 우리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서 혼자 있어도 괜찮을 수 있다. 대개 우리는 생활 속의 감정적 소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회색을 활용한다. 눈앞에 회색이 보이면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회색은 안전망 역할을 하므로 우리는 회색 속으로 쉽게 숨을 수 있다. 회색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외부 세계와 차단되어 동면하는 것과 같다.

 

회색의 부정적 속성

시간이 흐르면 처음에는 차분해서 좋다고 생각했던 회색의 특징들이 피곤하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주변에 회색이 지나치게 많으면 심신이 피로하고 고갈된 느낌을 받는다. 언젠가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식당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에 늦어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갔다. 그 식당의 회색 벽을 보니 금방 긴장이 풀렸다. 나와 친구는 둘 다 마음이 진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진정 작용이 한두 시간 내내 계속되자 더 이상 편안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에는 오히려 피곤하고 고갈된 느낌이 들었다. 당신이 회색으로 꾸며진 방에서 잠을 잔다면, 아침에도 기운이 충전된 느낌이 들지 않아 진한 에스프레소라도 마시며 잠에서 깨야 할 것이다.

 

회색의 다양한 톤

순수한 회색은 따뜻한 회색과 시원한 회색으로 나뉜다. 회색의 심리학적 효과를 알고 있으면 회색을 활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혹시 지금 당신이 피곤하거나 기진맥진하다면 회색의 작용 때문일지도 모른다.

 

회색의 활용

최근 많은 분야에서 회색이 유행하는 현상은 현대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주변이 혼란스럽고 불안할 때 우리는 그 압박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기술과 세계화로 세상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이 시대에 우리가 흰색, 회색, 검정의 단순한 색채 구성을 선호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회색을 활용한다. 다른 것은 통제하기 어렵지만 주변의 감정적 소음은 그나마 통제가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의 색을 선택할 때 무의식적으로 번잡한 감정을 가라앉히는 색을 고른다.

사람들과 회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나는 사람들이 다른 색에 대해 이야기할 때보다 자신이 회색을 쓰는 이유를 말할 때 방어적인 설명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자신의 안전과 안정감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회색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그 색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가장 원치 않는 일일 테니까 말이다.

 


 

흰색의 심리학

 

흰색의 긍정적 속성

흰색은 곧 완벽이다 흰색은 순수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색으로 평화롭고 고요하며 단순하고 명쾌한 느낌을 준다.

흰색은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돈해주고 감정을 안정시킨다.

 

흰색의 부정적 속성

흰색은 차갑고 무신경하고 무미건조해 보일 가능성이 있다. 흰색에서는 고독과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흰색은 현대적 일상생활의 소음과 산만함과 혼란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모든 소음이 차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1950년대에 정신병원에서는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 환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병실을 온통 흰색으로 칠하고 환자복도 흰색으로 입혔다.

 

브릴리언트 화이트

흰색 페인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색이 '브릴리언트 화이트'이다. 브릴리언트 화이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공적으로 합성한 색이다. 브릴리언트 화이트는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유일한 색이다. 그래서 우리의 눈과 뇌는 그 색을 정확히 인식하고 친근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브릴리언트 화이트는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걸까? 사실 브릴리언트 화이트가 주로 주차장, 공장, 계단, 공사장 같은 실용적인 장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은 의식적 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이런 장소들은 사람들의 기분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브릴리언트 화이트는 공간의 경계선을 정확히 알려주고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기 때문에 건축가들이 많이 쓰는 색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축가들을 만나면 그들이 사랑하는 흰색에 관해 토론을 벌이곤 한다.

티 한 점 없이 깨끗한 생활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흰색을 쓰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작용을 할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흰색의 다양한 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아이보리 화이트, 아주 연한 크림색과 시원한 느낌을 주는 오이스터 화이트, 순백색 등이 있다.

 

흰색의 활용

병원은 색의 심리적 이중성을 체험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경영진 입장에서 흰색의 긍정적 효과는 병원의 목표에 부합한다.

흰색으로 꾸며진 장소는 조용하고 위생적이며 질서정연해 보인다. 그러나 환자들은 정반대 효과를 경험할 수도 있다. 춥고 고독하며 겁이 나고, 심지어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돌봐주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은 환자의 정신적, 육체적 만족과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 때로는 병원의 차갑고 황량한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병원 직원들이 일을 두 배로 해야 한다. 요즘에는 흰색으로만 이뤄진 공간이 건강과 웰빙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병원과 요양원과 학교들도 백색 인테리어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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